명왕성은 참 속상하겠어요. 많은 사람이 자기의 이름을 노래에 넣어서 불러주고, 교과서에도 사진과 함께 자랑스럽게 실어줬던 시절이 있었는데… 하루아침에 그저 별 의미 없는 왜소행성으로 재분류 되어버렸으니까요. 명왕성이 시험성적을 잘 못 받아서 그런 것도 아니고 걔가 뭐 잘못해서 그렇게 된 것도 아닌데, 얼마나 억울하겠어요? 자기는 가만히 있었는데 ‘태양계’로 분류될 수 있는 기준이 조금 더 엄격해지면서 자연스럽게 퇴출당한 것이니까요. 어떨 때 보면, 분류라는 건 참 잔인한 것 같아요.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처럼 경제적인 지위로 인간들을 분류하는 것도 그렇고요.

명왕성은 사랑을 싣고💓

 국제천문연맹은 태양계 행성의 자격에 대해 “태양의 주위를 돌아야 하고, 충분한 질량을 가져 자체 중력으로 타원이 아닌 구형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며, 공전 구역 안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하는 천체이어야 한다.”고 새롭게 규정을 내렸어요. 이에 따라서 명왕성의 태양계 퇴출을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었지만, 한 편으로는 그렇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죠. 태양계에서 퇴출당한 명왕성에 감정 이입하여 하나의 감성이 담긴 대상으로 다시 분류하는 사람들도 꽤 많아요.

명왕성에는 눈에 띄는 지질 구조인 ‘톰보 지역’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톰보 지역은 약 1,590km 크기로 거대한데요, 그 모양이 마치 하트(♥)모양인지라 이를 바탕으로 한 많은 이야기와 콘텐츠들이 제작되고 있어요. (하단 사진 참고)

 어떤 인류는 명왕성을 태양계에서 퇴출하고 왜소행성으로 재분류를 시켰지만, 어떤 인류는 명왕성의 무늬를 보고 하트를 떠올리며,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로 재분류를 해요.

안녕, 여기는 잊혀진 별 명왕성이야

 마지막으로 한 가지 시를 전하며 여러분들에게 인사를 드려야겠네요. 장이지 시인의 <명왕성에서 온 이메일> 작품에는 핵심 어구로 ‘잊혀진 별 명왕성’이 등장합니다. 이 명왕성의 이미지를 활용하여 장이지 시인이 어떤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했을지 함께 곱씹어보고 나름의 해석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여러분들만의 의미를 부여하여 재분류 할 수 있는 것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요?

🌕 장이지 시인<명왕성에서 온 이메일>

안녕, 여기는 잊혀진 별 명왕성이야.

여기 하늘엔 네가 어릴 때 바닷가에서 주웠던

소라 껍데기가 떠 있어.

거기선 네가 좋아하는 슬픈 노래가

먹치마처럼 밤 푸른빛으로 너울대.

그리고 여기 하늘에선 누군가의 목소리가

날마다 너를 찾아와 안부를 물어.

있잖아, 잘 있어?

…(하략)

풀에서부터 나무로까지 Edited by 김도화지

이 세계에서는 내가 도로위의 무법자?!🚲 Edited by 도란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자전거는 ‘교통수단’이 맞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원래는 도로의 끝 쪽 4분의 1 지점에서만 다니도록 허용되었는데, 이게 너무 위험하여 자전거용 인도를 따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린이, 노인, 장애인을 제외한 사람들은 일반적인 인도에서는 자전거를 탈 수 없고, 자전거용 인도에서만 타야 합니다.

추가적으로 횡단보도를 건널 때에도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가야 하는데,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 사고가 나는 경우 보행자 보호 의무에서 벗어나 보상을 받기 어렵다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위의 사실들을 모두 알고 계셨나요..?!

그럼에도 자전거가 인도로 다닐 수 있는 것에는 국민 정서상 이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유독 왜 자전거에게만 관대한 인식을 가지고 있을까요? 사전에서는 이미 교통수단으로 정의하였고, 심지어 도로로 다니게끔 법까지 만들었는데 말이죠.

5살 때부터 나는 자전거를 탔어. 영재였지~ ♬

 곰곰이 생각해 보니 태어나 가장 처음 배우는 교통수단이 대부분 ‘자전거’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아마 무작정 길에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이야기를 해봐도, 열에 다섯은 넘게 어릴 적에 자전거를 탔던 경험이 있을 겁니다.

 자전거는 다른 교통수단과 달리 가르치거나 배우는데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 없고, 저렴한 가격으로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결국 낮은 진입장벽 덕분에 누구나 자전거를 접하기 쉬웠고, 자전거를 탔던 그 경험들이 자전거에 대한 관대한 인식으로까지 이어진 거죠.

 그렇다면 어쩌면 자전거와 같이 이미 정의된 단어와 사물도, 접점을 공유할 수 있는 개인적인 경험이 더해진다면 다시금 재분류될 수 있지 않을까요? 도로 위 자전거 2대 덕분에 고정된 세상을 다르게끔 바라볼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

깻잎논쟁? 라떼는 수박논쟁이었다 Edited by 두둔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깻잎논쟁..! 깻잎논쟁 이전에 라떼 유행했었던 논쟁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수박논쟁인데요. 여러분도 ‘수박이 과일이냐 채소냐’를 가지고 친구들과 논쟁해본적 한 번쯤 있으시죠?

 분류법을 살펴보니 쉽게 다음과 같이 구분이 된다고 합니다.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 = 과일

풀에서 열리는 열매 = 채소

수박은 넝쿨에서 자라서 열리는 식물이기 때문에 채소로 분류가 되는 건데요.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나요? 저희 대부분은 수박을 과일로 알고 있는데 채소라고 하니 어색하기 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질문을 하나 던지고 싶네요. 우리는 왜 수박을 과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요?

수박은 자신을 재분류한 것이 아닐까?

 ‘채소’하면 우리는 보통 쓰거나 떫더름한 특유의 풀맛을 떠올립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채소 반찬인 당근, 고사리, 가지 등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요.

‘과일’하면 어떤가요? 보통 딸기, 귤, 키위처럼 달고 상큼하면서 과즙이 넘치는 것들이 떠오르기 마련이죠.

 아무리 채소라 정해져 있더라도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은 과일의 속성이기 때문에 과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것이라 생각해요.

 여기서 문득 이런 말이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