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못 보다가 올해 설날에 사촌동생들을 오랜만에 봤어요. 몸집이 엄청 커져서 놀랐는데 사춘기가 왔는지 삼촌께 하는 행동은 굉장히 거칠더라고요. 다른 분들도 아직 어리니까, 사춘기니까 웃으면서 넘어가는 분위기였어요. 크면 나아지겠지~ 하시면서요.

그런데 20대 중반이 된 지금도 주변에 저런 사람 한두명 보이는 것 같아요. 말과 행동이 어리고 집안에서 너무 오냐오냐 키운 것 같은 사람이 몇 명 스쳐지나가더라구요. 학교에서도 그렇고 알바를 하면서 만난 중년의 손님들도 예외는 아니에요.

어른은 대체 언제부터 시작되는 것이고 뭘 보고 어른이라 말하는 걸까요?

아이와 어른의 경계에서

저는 주변의 것들을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연속적인 관점으로 보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말이 좀 어려운데 꽃이 피는 영상을 보시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꽃봉오리에서 점점 커졌다가 꽃잎이 나오고 어느새 활짝 피게 되는 과정을 타임랩스로 담은 영상이에요.

이해하기 쉽게 ‘꽃봉오리 상태’ → ‘꽃잎이 나온 상태’ → ‘꽃이 피고 있는 상태’ → ‘꽃이 완전히 핀 상태’로 나눌 수 있겠죠.

하지만 꽃봉오리 상태에서 꽃잎이 나온 상태의 경계는 어디라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요? 꽃이 피고 있는 상태와 꽃이 완전히 피었다는 상태의 경계는 어디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사람도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와 어른으로 사람을 구분할 수 있지만 그 경계는 어디라고 딱 잘라서 말할 수 있을까요? 아이에서 어떤 조건을 채워야 어른이 되는 것이라고 명확하게 정의 내릴 수 있을까요?

물론 살아오면서 각자 겪은 경험에 따라 정의를 내려볼 순 있겠지만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명확한 정의는 없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모두에게 완벽한 어른은 없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에겐 존경받는 어른일지라도 그분의 부모님 눈에는 아직 철없는 아기로 보이기도 하고, 나이는 어리지만 인생 2회차를 사는 것처럼 생각이 깊은 아이들도 있으니까요.

이건 스스로에게도 마찬가지겠죠. 나도 이제 어른인데 왜 나는 이 모양일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더 나은 어른이 될 준비가 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 사람은 적어도 ‘어른’이라는 타이틀에 대한 기준점이 높은 것일 테니까요. (하는 짓은 제 사촌동생들만도 못하는데 내세울 게 나이밖에 없는 사람들보단 훨씬 낫죠)

여러분이 생각하는 ‘어른’은 무엇일지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마음속에 있던 자신의 어른스러움을 발견할지도 모르니까요!

여러분들에게 진짜 신기한 사진을 하나 보여주려고 들고 왔다. 어떤 점이 신기한지 알아맞혀 보라는 유치 뽕짝 퀴즈를 내고 싶지만, 모니터 너머 여러분들의 대답을 나는 들을 수가 없으니 그냥 바로 알려주겠다. 흰 구름이 덮고 있는 왼쪽의 검은 원반 3개와 오른쪽에 까만 구름으로 뒤덮인 흰 원반 3개는 같은 것이다. 모양과 색깔 모두 같다. 진짜다. (사실 나도 온종일 붙들고 뚫어져라 쳐다보고서야 겨우 이해했다) 아무튼 간 이처럼 물체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어떤지, 보는 이가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에 따라 우리는 같은 것도 다르게 보고, 다른 것도 같게 본다.

비문증의 원인은 …

비문증은 많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증상이다. 맑은 하늘을 가만히 쳐다보면 알 수 없는 형태의 것들이 둥둥 떠다니는 걸 느낀 경험, 다들 한 번씩은 있을 거다. 이 비문증은 눈 속 유리체에 혼탁이 생겨 발생하는데 대표적인 원인은 ‘노화’다.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수록, 놓인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어진다. 나만의 해석과 생각을 덧붙이게 되고 그러다 보면 진실과는 멀어진 결과를 보게 된다. 어른이 되어간다는 건 이렇게 알 수 없는 것들이 함께 보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이 정말 투명한 진실인지, 내가 나 자신을 속이고 있지는 않은지 자꾸자꾸 질문하고 경계한다면 꽤나 멋진 어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어른이라는 순간에 대해 Edited by 김도화지

띵동! 주문(안)하신 ‘어른’이 배달되었습니다 🎁 Edited by 도란

대학교 청소부로 일하는 주인공 ‘윌 헌팅’은 방황하는 천재입니다. 대학교수가 2년 동안 고민했던 수학 문제를 순식간에 맞춰낼만큼 비상한 기억력과 천재적인 수학력을 가졌지만, 어릴 적 고아로 버려지고 여러 번 입양 후 파양을 거치며 불우하게 성장해왔죠.

그래서일까요? 어김없이 '윌 헌팅'은 또 사고를 치게 됩니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으로 그를 관심있게 여겨보던 대학교 교수 ‘제럴드 랭보’가 구제를 해주게 됩니다. 단, 몇 달 동안 그가 소개해주는 정신과 의사들에게 정신과 치료를 받는 조건으로 말이죠!

‘제럴드 랭보’ 교수는 ‘윌 헌팅’에게 여러 정신과 의사를 연결해 봅니다. 하지만 오히려 역으로 의사들을 분석하는 ‘윌 헌팅’의 태도에 기분이 상한 의사들은 모두 치료를 포기하게 되죠. 그러던 중, 이전 룸메이트이자 심리학 교수인 ‘숀 맥과이어’ 교수를 마지막으로 섭외해 보게 됩니다.

다른 의사들과 달리 ‘숀 맥과이어’ 교수는 ‘윌 헌팅’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게 만들었고, 이전의 상처들을 치료해 주게 됩니다. 그리고 영화 막바지 ‘숀 맥과이어’ 교수는 ‘윌 헌팅’의 불우했던 성장 과정에 대하여 너의 잘못이 아니었다며 말해주게 되고(‘It’s Not Your Fault!’), ‘윌 헌팅’은 자신의 아픈 상처를 치료해 준 인생의 멘토 덕분에 올바르게 살아가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죽기 전 꼭 봐야 할 영화’, ‘네이버 평점 10점짜리 영화’, ‘아카데미 시상식 각종 수상’ 등 꼬리처럼 붙어 다닌 타이틀 어느 하나 부끄럽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보고서 제가 내린 결론은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인생의 멘토를 만났다는 건 어른이 되어간다는 증거이고, 다시 누군가에게 이런 멘토의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건 훌륭한 어른이 되었다는 것.

그럼에도 영화와 차이점이 있었다면 멘토는 꼭 한 명이 아니어도 된다는 것. 그리고 그 멘토는 내가 아직 몰랐을 뿐, 이미 내 곁에도 충분히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주변에 배울 점이 많은 사람들을 자신의 곁에 둔다면 언젠가는 저도 골고루 익은 ‘어른’이 되어 있지 않을까요? 이 생각으로 오늘도 겸손하게 배움의 자세를 가져보려 합니다.

여러분들에게 ‘어른’이라는 의미는 어떻게 정의되어 있나요? 만약 같은 생각이라면 여러분도 지금 훌륭한 어른으로 잘 익어가고 계신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