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좀 있으면 터지겠다!” Edited by 할미

 우리 아버지와 저는 서로 친구처럼 재미나게 지내는 사이입니다. 아버지의 빵빵하게 튀어나온 뱃살을 보면 늘 달려가서 “배가 풍선 같네! 풍선! 좀 있으면 빵 하고 터지겠다!”며 장난을 치곤 하죠. 그도 그럴 게 저희 아버지는 알록달록 밝은 톤의 옷을 즐겨 입으시거든요.(아무래도 봄웜톤이신듯) 같이 밥을 먹고 나와, 저 멀리서 걸어오는 아부지의 모습을 보면 알록달록 두둥실 풍선 같은 배가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지요. 그럴 때면 장난스런 웃음을 머금은채로 달려가서 아부지의 배를 둥둥 두들기며 이야~ 풍선이네 풍선이야~ 외칩니다.

 저는 왜인지 모르게 그 뱃살들이 참 정겹습니다. 우리 가족들은 식성이 다들 비슷한데요, 맛있는걸 먹으러 다니는걸 참 좋아라 하는 사람들인지라 쉬는 날이면 어디 맛난거 먹으러 가자~ 하고 나섭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뱃살의 두께가 그동안 켜켜이 쌓아온 우리 가족의 추억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지난 가을날 소래포구에서 구워먹었던 새우구이 한 겹~ 어무니 생신 날 촛불불고 먹었던 당근케이크 한 겹~ 외할머니 댁에 둘러앉아 불 피워두고 구워먹었던 삼겹살 한 겹~

남산의 뱃살들

 사랑하면 닮는다던데 제가 너무 아버지를 사랑한 탓일까요, 제 뱃살도 점점 풍선처럼 부풀어오르는 것 같아 고민입니다. 특히나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보다 완화되었던 이번 추석에는 그동안 오래 못만났던 가족과 친인척분들이 계셔서인지 두 배, 세 배로 즐겁고 맛난 시간을 보냈었는데요. 과일을 정말 사랑하는 저는 큰아버지네 자두밭에 서서 요것저것 골라 따먹느라 정신이 없었답니다.(ㅋㅋㅋㅋㅋ) 너무나 행복했었는지… 저도 아버지처럼 풍선같이 빵빵한 배를 지니고 돌아왔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 추억과 즐거움을 이 배에 켜켜이 쌓아 돌아왔으니까요😊

우리는 모두 풍선 Edited by 김도화지

날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더 강하게 만든다 (※ 오덕 아님) Edited by 도란

1. 손오공, 피콜로, 마인부우! 어릴 적 자주 챙겨 봤던 몇 개 안되는 애니 중 하나인 ‘드래곤볼’의 주인공들은 항상 죽을 위기를 넘겨야지 더 강해져서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뭐 흐릿한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훈련을 통하여 더욱 강력해졌다고 큰소리 치며 떠들긴 했었던 것 같아요 🤔
2. 또 다른 어릴 적 기억을 돌이켜보면 저는 풍선을 정말 무서워했습니다. 물론 물을 넣어 던지는 물풍선은 그 크기가 작아 즐기기에 좋았지만, 입으로 바람을 넣는 풍선은 언제 터질지 모르고 욕심을 내며 불다 터지고 놀랐던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었거든요. 더군다나 문구점에서 막 구입한 싸구려 풍선은 어디까지 커질 수 있는지 한계를 알기 어렵기도 했고요!

 앞서 말씀드린 (호랑이가 담배피던 시절) 어릴 적 2가지 이야기의 공통점은 모두 자신의 '한계'를 다루고 있다는 겁니다! 덴코 구독자 여러분들은 자신의 한계에 대하여 얼마나 자세히 알고 계시나요? 그리고 그 한계를 자세히 알고 있다는 건 좋게 생각해야 할 부분일까요..?

 고민에 앞서 위 두 가지 이야기 사이에는 아주 중요한 차이점이 있는데요, 하나는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더욱 강해져서 다시 돌아왔다는 것.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곧바로 터져버렸다는 것입니다. 이성적으로 어느 쪽을 선택하는게 좋을지는 답이 나왔겠죠?!

나도 알아 나의 문제가 무엇인지 ♬

 다만, 내 단점과 모습이 너무 부끄럽다 보니 스스로에게 갇혀 감추고 싶은 상황이 종종 생기기도 하고, 한계를 극복하려 노력하기보다는 마주하기 무서워 풍선 마냥 터져버릴 때까지 꾹 방치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어쩌면 내 힘으로 극복할 수 없는 한계를 만나고 좌절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자신의 한계를 자세히 안다는 건 정말 축복받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평소 자신 스스로에게 관심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문제의 원인을 알았기에 적어도 앞으로 그 부분에서만큼은 발전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로 굳게 믿는 신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자신의 힘으로 극복할 수 없는 한계도 ‘환경’에 따라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맹모삼천지교 (孟母三遷之敎)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을 위해 세번이나 이사를 했다는 뜻으로, 그만큼 무언가를 배우는 데 있어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주변 사람, 주거 생활, 식생활 등. 생활 패턴에 관련된 것이라면 뭐든지 좋습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기 때문에 환경에 영향을 쉽게 받고, 그렇기에 그 환경을 조금만 바꿔주어도 얼마 지나지 않아 큰 변화를 얻을 수 있게 된답니다.

 어릴 적부터 인복이 많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는데, 그만큼 주변에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을 곁에 두니 스스로의 단점들이 조금씩 메꿔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덴코 구독자 여러분들 곁에도 자신의 한계를 메꿔줄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이 존재하시나요?! 이번 기회에 깊게 생각해 보시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한 손엔 부모님 손, 한 손엔 풍선 Edited by 두둔

 저는 풍선이라고 하면 어릴 때 가족들과 소풍을 갔을 때가 떠올라요. 걷다 보면 캐릭터가 그려진 비닐 재질의 풍선을 사달라고 항상 졸랐죠. 풍선이 날아가지 않도록 손목에 묶어주시고 신나서 돌아다니다 보면 언제부턴가 없어져있어서 실망하곤 했죠. 생각해보면 풍선을 멀쩡하게 집에 가져온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뿐만 아니라 풍선을 잔뜩 불어서 운동회같은 행사 때 메달아두거나 페스티벌 같은 곳에서 다량의 풍선을 하늘 위로 날리는 영상만 봐도 뭔가 가슴이 웅장해지는 느낌이 있죠.

 이렇게 풍선은 추억, 동심, 활기찬 열정, 웅장함 이런 감정들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인 것 같아요.

이것 뿐이 아닐 거에요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도 위와 같은 생각이 떠오를까요?

 빨간색 풍선을 든 정체불명의 삐에로가 아이들을 납치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죠.

 이 영화 속에서 풍선은 그 어떤 동심, 추억, 웅장함도 느껴지지 않죠. 오히려 이 삐에로의 등장과 함께하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공포감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똑같은 고무조각일 뿐인데 왜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일까요?

 저는 그 이유가 '배경'이라고 생각을 해봤어요.

과학적 구조가 아닌 철학적 의미와 스토리

 처음 단락에서 말씀드린 풍선은 부모님과의 추억, 행사의 열정, 페스티벌의 웅장함과 같은 풍선이라는 사물과 연결되는 상황과 감정이 있었어요. 두 번째 단락에서 영화를 통해 보여드린 풍선도 정신 나간 삐에로가 아이들을 납치한다는 상황에 공포라는 감정이 있었죠.

 그래서 저는 같은 사물이라 할지라도 이것을 접하고 있는 환경이 사물에 대한 감정을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예술품의 가치를 매기는 것도 비슷한 이유이지 않을까요? 언뜻 봤을 때 초등학생이 낙서해놓은 것 같은 그림도 그것이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며,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가진 사람인지에 따라 가치가 확확 달라지니까요. 애착인형이 남들이 보기엔 꼬질꼬질한 인형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평생을 함께한 친구라는 사례도 들어볼 수 있겠네요.

 이렇게 하나의 사물에 입혀지는 배경 혹은 스토리에 따라 모든 사람이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러분에겐 소중한 무언가가 남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평가될 때, 그 무언가에 대한 스토리를 들려줘보는 건 어떨까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소중함을 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될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