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보다가 발견한 레시피로 음식 만들어보려고요.

요리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웹툰임에도 불구하고 BEST 댓글들이 모두 각종 음식의 레시피로 채워진 댓글 창을 발견한 경험, 여러분들도 한 번쯤 있지 않나요? 최강의 지성인들이 모여있는 지상최대의 플랫폼 네이버 지식인에도, 웹툰 댓글에 달린 레시피를 알려달라는 질문이 종종 올라오곤 합니다.

그렇다면 독자들은 도대체 왜, 댓글 창에 맛있는 음식 레시피를 달게 되었을까요?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는 딱 한 가지입니다. 콘텐츠가 대중의 입맛을 만족시키지 못했을 경우죠. 이런 경우 독자 입장에서는 콘텐츠의 내용과 전혀 상관이 없는 ‘음식 레시피’를 댓글에 다는 행위로 나름의 소소한(?) 항의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 보고 있자면, 이렇게 댓글 창에 달린 레시피들은 김치볶음밥, 닭도리탕처럼 대부분 굉장히 대중적이고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음식입니다. 가지무침 같은 레시피는 찾기도 어렵습니다. 가지무침처럼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한 콘텐츠에 모두에게 사랑받는 음식 레시피가 댓글로 달리는 현상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특유의 물컹한 식감과 향으로 인해 채소류 중에서도 유난히 인기가 없는 가지. 이런 찬밥 신세인 가지는 사실 암을 예방하는 항산화 물질이 듬뿍 담긴 건강 채소입니다. 그리고 가지무침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하죠.

우리는 현재 초개인화 사회라고 불릴 만큼 세분화 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어요. 대중이라는 조직이 개개인의 개체로 분화되는 과정에서는 당연히 불호의 것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죠. 이제 여기서 ‘* 롱테일 법칙’을 한번 떠올려봅시다.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제육볶음이 아닌 가지무침이다. Edited by 김도화지

제육볶음과 가지무침

우리는 다양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비인기 메뉴를 취급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양성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다양성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한국의 대중가요, K-POP을 좋아한다면 누군가는 매니악한 헤비메탈을 좋아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LOL을 즐겨하지만 누군가는 철권7을 즐겨할 수도 있구요. 각자 살아온 환경과 경험에 따라 다양한 취향이 나타나고, 그런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메뉴들이 존재하죠. 부먹 VS 찍먹, 물복 VS 딱복 등의 논쟁들처럼 사람들은 이런 취향들로 자신을 표현하기도 하고 토론을 통해 여러가지 담론들을 만들어가기도 합니다. 이렇게, 식단의 다양성을 위해 많은 사람들은 인기 없는 가지무침을 만들어갑니다.

변화를 만들어내는 가지무침

오직 1%에게만 허락되는 술자리 안주 🍑 Edited by 도란

어쩌면 그들은 또 다른 컨텐츠를 만들고 싶었던 1%의 사람들일 수 있습니다. 바로 ‘황도 작전’을 통해서 말이죠.

모두가 취했을 때에는 가벼운 주문으로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텐션이 죽었을 때에는 열받는 주문을 통하여 친구들의 화를 이끌고 다시 텐션을 올리는 시간을! 속이 뒤집어졌을 때에는 시원함과 상큼한 안주로 리프레시 하는 시간을! 그렇게 그들은 치밀하게 '황도 작전’을 수행해왔습니다.

그리고 그 작전에 넘어간 우리는 99%의 잉여인간이구요..! 이제 다음 술자리에서는 ‘황도 작전’을 미리 알아채고 호응해 주는 0.9%의 ‘안목 있는 인간’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이 작전에 호응이 더해진다면 또 다른 재밌는 컨텐츠가 만들어질 수도 있겠네요 🙂

※위 글은 어떠한 황도 관련 업체와도 관련이 없는 글로, 단순 99% 잉여인간이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