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코🐘] D로 시작하는 나라를 떠올려본다면?

이번 주 발자국 - 덴마크 코끼리

2022. 5. 9.

[덴코🐘] D로 시작하는 나라를 떠올려본다면?

첫번째 덴마크 코끼리

이번주 발자국 - 덴마크 코끼리

혹시 이런 질문 받아보신 적 있으신가요?
D로 시작하는 나라를 떠올려본다면? E로 시작하는 동물을 떠올려본다면?
혹시 덴마크와 코끼리를 떠올리셨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질문을 들었을 때 덴마크 코끼리를 떠올린다고 해요.

왜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할까? 나만의 생각으로 나만의 대답을 할 수 없을까? 이런 의문에서 출발한 뉴스레터 덴마크코끼리

보편적인 생각은 지우고 4명의 에디터 각자의 영감으로 한 주를 풍성하게 채워보세요!

Edited by 두둔

시청 기록 삭제와 함께 드러난 넓은 세상

“검색이 아닌 사색이 더욱 필요하다”

정보의 바다라고 불리는 인터넷 시대에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 중요함을 강조하는 말이었던 것 같네요. 10년이 지난 지금 나를 되돌아봤을 땐 정반대의 길로 가고 있었어요. 사색은 무슨 검색도 아니고 알고리즘의 늪에 빠져 비슷한 콘텐츠만 계속 보고 있었기 때문이죠. 내가 좋아하는 것을 기계가 판단해 밥상을 차려주면 저는 숟가락질만 하면 됐으니까 ‘생각’과는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었어요.

어느 날 우연히 유튜브 시청 기록 삭제를 해봤어요. 기록이 모두 삭제된 유튜브 피드는 낯선 섬네일로 가득해졌죠. 맨 위의 영상을 클릭해 보니 인기 급상승 영상 태그가 찍혀있었어요. 업로드한지는 꽤 되었는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모양이었나 봐요. 그런데 왜 나는 이 영상을 몰랐지? 나름 유튜브를 달고 사는 저였지만 요즘 뜨는 영상도 모르고 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죠. 이 넓은 정보의 바닷속에서 관심사 추천이라는 양식장에만 갇혀 있었다는 느낌에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알고리즘의 그물을 찢자

저는 창조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라고 입에는 달고 살았어요. 광고를 전공한 탓도 있겠지만 사회에 영향력을 끼치는 아이디어에 설레고 성공한 캠페인을 기획한 사람을 선망하면서 저도 저런 일을 하고 싶다 항상 생각해왔기 때문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입맛에 맞는 콘텐츠만 받아먹으며 사고의 확장이나 다양성의 수용과 같은 창조에 필요한 요소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 않았어요. 시청 기록을 삭제하고 느낀 안 좋은 기분은 스스로가 가진 편견이 강해져 창조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이제 저는 알고리즘에서 벗어나기로 마음먹었어요. 추천해 주는 콘텐츠에서 벗어나 관심의 영역을 확장하고, 떠먹여 주는 정보에서 벗어나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보자는 다짐으로 글을 쓰기로 했어요. 운이 좋게도 여러 이유로 글을 쓰고자 하는 친구들을 만나 “영감을 기록한다”라는 공통 목표를 세우고 뉴스레터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덴마크 코끼리! 편견에서 벗어나 매주 새로운 영감을 전달드릴게요. 여러분도 저희의 글을 통해 항상 새로운 관점을 얻어 가셨으면 좋겠어요.

정의된 세상에 대한 가장 소심한 반항 Edited by 김도화지

우리가 사는 정의로운 세상
A는 A이고 B는 B이다. 다양한 수학 공식이나 상식들을 배울 때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우리는 이것들을 '정의'라고 칭하곤 하죠. 세상은 다양한 정의들로 디자인되어있고 우리는 그러한 정의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떠한 물체나 현상을 정의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가령 코끼리에 대한 정의(?)를 한번 볼까요?

코끼리
뭍에 사는 동물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살가죽은 두껍고 털이 거의 없으며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는 긴 코와 상아라고 하는 긴 앞니가 두 개 있다.

혹자는 이런 코끼리의 정의를 보고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 이런 조건을 충족해야만 비로소 코끼리라고 불릴 수 있는 건가? 그러면 나는 코끼리가 될 수 없을까?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라고 불리던데 술을 왕창 먹고 과자를 손으로 집어먹는지 코로 먹는지 모르게 된다면 그때만큼은 내가 코끼리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술에 왕창 취하는 그 때는 코끼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위와 같은 말을 들은 누군가는 이런 생각을 비뚤어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비뚤어진 게 맞을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가 엄청난 양의 표본과 노력을 투자해 세상을 알기 쉽게 정의해놨더니 근거 없는 생각만으로 태클을 거는 (실제론 그럴 수도) 것처럼 보이기도 하니까요.

똑바로, 그리고 비뚤게
하지만 이런 비뚤어진 생각이 결국에 세상을 바꿔간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똑바로 보는 것만큼이나 세상을 비뚤어지게 보는 것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죠. 세상을 바꾸는 사람에는 두 부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뉴턴'과 '에디슨'이죠.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이라는 것을 '정의'한 뉴턴, 그리고 달걀을 품다가 전구, 영사기 등을 발명해낸 에디슨. 무엇을 유심히 관찰하고 정의해 지식을 탐구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세상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찾아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가장 소심한 반항
앞서 말씀드렸다 싶이 우리는 다양한 정의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의는 때론 물체나 현상이 아닌 우리 삶을 관통하기도 하죠.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에 취업해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면 행복해질 것이라는, 우리가 어릴 때부터 자주 듣던 좋은 삶을 사는 방법이죠. 우리는 스스로가 자주적으로, 부던히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가끔씩 누군가에 의해 정의된 길을 가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남들과 다른, 창의적이고 독특한 아이디어는 이런 정의된 세상에 물음표를 던지는 것인 것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정의라는 이정표로 가득 찬 세상에 대한 가장 소심한 반항, 이것이 저의 '덴마크 코끼리'이기도 하구요. 이렇게 말하니 덴마크 코끼리에 처음 합류했을 때가 생각나네요. 도란님께서 처음 덴마크 코끼리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고 합류를 제안했을 때, D로 시작하는 나라와 E로 시작하는 동물을 떠오르는 그대로 말해보라 하셨습니다. 덴마크 (Denmark)와 코끼리(Elephant)가 바로 떠올랐지만, 내가 이걸 말하면 지는 것 같은 마음이 들어 이를 악물고 도미니카 독수리(Dominican Republic Eagle)라고 말했었는데요. 이런 소심한 반항심이 덴마크 코끼리를 도미니카 독수리로 만들었듯, 여러분의 소소한 반항과 일탈이 더 큰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것이 틀림없습니다.

가끔은 바보가 모범생보단 나아 Edited by 도란

(BGM: 첫 펭귄 - 015B, 김재우)

남극에 사는 펭귄들은 먹이를 구하기 위해서 바다에 뛰어들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천적 바다표범이 있어 쉽게 뛰어들지 못하는데, 이때 ‘첫 펭귄’이 선구자처럼 뛰어들면 뒤따르던 다른 펭귄들도 용기를 얻어 같이 뛰어든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이걸 용감하다 말할수도, 아니면 반대로 무식하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중요한 건 정해진 틀을 앞장서서 깼다는 것에 있습니다.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하여 현실에 안주하게끔 만들어진 틀을 깨고 나가는 것. '덴마크 코끼리'가 바로 그 ‘첫 펭귄’의 역할을 자처하려 합니다.

솔직히 방법은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일상에서 무심하게 지나치던 것들에 대뜸 관심을 가져볼수도 있고, 아니면 수십년간 고착된 무언가를 바라보는 관점을 한번 바꿔볼수도 있습니다. 또 아니면 자유롭게 같이 생각을 나누다 정말 우연히! 서로가 몰랐던 부분을 찾을 수도 있고요. 👀

결국 중요한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발견한다는 것 그 자체에 있습니다. 물론 혼자서는 당연히 불가능한 일이겠죠. 아무리 바보같은 첫 펭귄도 뛰어들기 전에는 푸른 바닷속을 보며 얼마나 깊을까 두려움을 가졌을 겁니다. 굳이 모험을 하기보다는 현재에 안주하고 싶은 생각도 물론 있었겠구요. 그럼에도 뒤따라올 펭귄들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선뜻 뛰어들 수 있었습니다.

'덴마크 코끼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에디터 4명이 엉뚱한 상상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뒤따라올 펭귄들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어주는 여러분들의 생각이 조금씩 바뀌어 가고, 언젠가는 오히려 먼저 뛰어드는 첫 펭귄이 되는 날이 오길 바라며 조금은 길었던 첫 인사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덴마크 쿠키리🍪 Edited by 할망

어서오십쇼! 덴마크 쿠키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네? 덴마크 코끼리 아니냐구요? 오늘은 쿠키로 코끼리를 만들거니까 오늘만큼은 쿠키리로 불러주세요😜

📕맛있는 코끼리 쿠키를 굽기 위한 비법 레시피

준비물

우유 200ml
달걀 1알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
새로운 관점

먼저 커다란 보울에 덴마크 코끼리가 될 다양한 재료들을 담아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재료는 바로 영감과 새로운 관점이에요. “엥, 무슨 쿠키 하나 굽는 데에 그런 게 필요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이것들이 하나로 뭉쳐 맛깔나는 코끼리 쿠키가 될 거예요. 우리 덴마크 코끼리는 우리네 삶 속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순간, 사람, 영감을 덴마크 코끼리에 담아내는 일을 하거든요.

반죽들이 고루 섞일 수 있도록 잘 뭉쳐줘요. 다양한 재료들과 다양한 생각들이 서로를 밀어내지 않도록, 하나로 융합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죠. 그 반죽들로 다양한 코끼리 모양을 빚어내요. 무 모양, 장독 항아리 모양, 널빤지 모양, 그리고 밧줄 모양까지. 이것들도 모두 코끼리의 모양이에요.

💡 코끼리는 기둥이다. 아니다 코끼리는 벽이다. 둘 다 틀렸다, 코끼리는 밧줄이다…『열반경(涅槃經)』

코끼리를 눈으로 바라보았다면 일반적으로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그 코끼리의 모양을 생각하겠죠. 그러나 눈으로 보지 않고 손으로 코끼리의 부분을 만져본다면 어떨까요? 등을 만져본 사람은 널빤지 같다! 라고 할 테고, 다리를 만진 사람은 둥그런 항아리 같다고 말하겠죠. 코끼리의 상아를 만진 사람은 길쭉한 무와 같다고 이야기를 할 것이고, 꼬리를 만졌다면 밧줄 같다고 할 거예요.

이렇게 한 마리의 코끼리를 보고도 여러 의견이 나오는 것 처럼, 덴마크 코끼리는 여러분들에게 하나의 주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영감을 매주 전해드릴 거예요.

덴마크 코끼리는 앞으로 여러분들에게 세상을 뒤집어보여주고, 겉 껍데기 속에 숨겨져 보이지 않던 영감들을 발굴해낼거에요. 우리 함께 어린왕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을 해보아요. 그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그렸지만 많은 어른들은 그 그림을 보고 모자라고 이야기를 했죠. 모자가 아닌, 보아뱀과 코끼리를 볼 수 있는 영감의 눈을 덴마크 코끼리를 통해 실어 보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