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코🐘] 맵찔이는 못 보는 뉴스레터

이번 주 발자국 - 와사비

2022. 8. 15.

[덴코🐘] 맵찔이는 못 보는 뉴스레터

열다섯 번째 덴마크 코끼리

이번 주 발자국 - 와사비

보기만 해도 코가 알싸~하게 매워지는 와사비! 초밥이나 고기 등에 살짝 얹어 먹으면 음식의 맛과 풍미를 더욱 극대화시켜주는 역할을 해요. 그렇지만 너무 많이 먹게되면 눈물을 쏙!😂 빼놓게 만들곤 하죠. 이런 매콤한 매력이 가득한 와사비, 우리 함께 와사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퀸 와사비의 매콤한 등장 Edited by 할미

"안녕 쟈기~?"

이 한마디만 들어도 머릿속에서 자동 재생되는 노래가 있습니다. 바로 퀸 와사비의 <안녕, 쟈기?>라는 노래인데요. 그녀는 지난 2019년, GOOD GIRL이라는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이 곡을 처음으로 세상에 보여줬고, 그 자극성과 특유의 중독성으로 큰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여러 가수와 함께 음반 작업도 진행하고 공중파에도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죠. 먹는 와사비만큼 알싸하고 매콤한 매력이 가득한 그녀의 강렬했던 첫인상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다양한 사랑 표현의 방식

퀸 와사비의 <안녕, 쟈기?>라는 노래가 이렇게 까지 유명해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중독성 넘치는 가사가 있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녀의 예명처럼 알싸한 매력이 넘치는 내용이었는데요, 특유의 자신감이 묻어나는 가사들과, 안녕 쟈기?의 쫀득한 발음이 특히 그러했죠. 관심있는 상대에게 과감하게(‘자기’도 아닌) ‘쟈기’라고 부르며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뽐내는 모습입니다. 자신은 큰 무대에 서서 공연을 진행할 만큼 예술적인 능력이 있는 사람이고 외적인 미모도 훌륭하다고 자부하죠. 이렇게 적극적으로(맵게) 상대방에게 다가가는 모습입니다.

✏️ 안녕 쟈기? (쟈기, 쟈기)

Let me shake that booty (booty shake)

I just got that 오천만 원짜리 공연 딜 (공연 ayy)

누나 엉덩이는 토종 김치가 아님 (no, no)

Everybody wanna fuck with me for benefit, oh, hey

안녕 자기? (쟈기, 쟈기, 안녕 쟈기?)

… 퀸 와사비 <안녕,쟈기?> (2019)

반면, 퀸 와사비와는 정반대의 매력을 보여주어 후세 사람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던 시조가 한 편 있습니다. 바로 황진이의 <동짓달 기나긴 밤을>로 시작하는 조선전기의 시조이죠. 황진이는 한시와 시조에 능통했던 사람이었습니다. 매력적인 용모와 높은 수준의 인문학적 교양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죠. 살아 있는 부처라 불리던 지족선사를 유혹하여 파계시킨 일화도 유명합니다.

✏️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 내어

춘풍(春風)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론님 오신 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 황진이 <동짓달 기나긴 밤을> (조선전기)

황진이는 퀸 와사비와는 달리 가사에 은은하게 마음을 담아내었습니다. 일 년 중 밤이 가장 긴 날, 동짓달 밤을 잘라내어 이불 속에 넣어두었다가 사랑하는 임이 오시면 다시 그 밤을 펼쳐내어 오랜 시간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죠.

알싸한 매력과 담백한 매력 둘 다

퀸 와사비의 매콤 알싸한 매력, 그리고 황진이의 담백하고도 은은한 낭만이 담긴 매력. 사실 둘 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존재죠. 각자의 뚜렷한 매력이 있기 때문에 짜장이냐 짬뽕이냐, 치즈케이크냐 초코케이크냐와 같은 치열한 고민거리라고 생각해요. 덴코 구독자 여러분들은 어느 쪽에 가까우신가요? 그리고 어느 쪽에 가까운 사람이 되고 싶으신가요?

결국 남는 것은 향기 Edited by 김도화지

우리는 다양한 상황에서 와사비를 먹곤 합니다. 보통 회나 초밥에 곁들여 먹는데 더해, 덮밥에 곁들여 먹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는 삼겹살 구이에도 곁들여먹는 사람들이 있죠. 기름진 것과 와사비 한 티끌을 곁들일 때 얻는 청량함과 시원함. 그것이 우리가 와사비를 즐겨먹는 이유일 것 입니다.

하지만 이런 와사비는 가장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음식 중에 하나입니다. 와사비의 매운 맛도 매운 맛이지만 와사비 특유의 코를 찌르는 냄새에 사람들의 호불호가 많이 갈리거든요.

와사비 특유의 향은 와사비의 팬들에겐 열광의 존재이지만, 와사비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불호의 포인트입니다. 하지만 이 둘의 공통점은 와사비 특유의 냄새가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돼었다는 것이지요.

후각은 사람의 일상적인 기분 변화에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냄새를 인식하는 '후각샘'과 감정과 기억을 관장하는 '번역계'가 밀접하게 연결돼있다고 하는데요. 맛있는 냄새를 맡으면 자연스레 배가 고파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반면, 나쁜 냄새를 맡으면 기분이 나빠지고 얼른 자리를 피하고 싶어지죠.

또한, 이 냄새라는 아이는 기억에도 큰 관여를 하는데요. 우리가 어떤 냄새를 맡았을 때 '어? 이거 어디서 맡아본 냄새인데?'하는 생각부터 오랜만에 돌아간 본가의 냄새를 맡고 드는 정겨움 등 후각은 우리 일상 속에서 아주 면밀하게 작용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간의 삶에 큰 관여를 하고 있는 후각. 사람들은 이런 후각을 잘 이용하기 위해 예전부터 노력해왔습니다. 음식에 향긋한 허브도 넣어보고, 손님을 대비해 꽃으로 집 안을 가득 채우기도 했죠. 향기를 내보낼 수 있는 TV도 계속해서 개발 중이라는데 머지 않은 미래에는 원하는 냄새를 그 때 그 때 맡아볼 수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오늘 어떤 향을 맡아왔나요? 그 향은 향기였나요 냄새였나요? 덴마크 코끼리도 여러분들께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향기가 되었으면합니다.

7세 이하 어린이는 와사비 금지! 😲 Edited by 도란

덴코 구독자분들은 특별하게 가리는 음식이 있으신가요? 농촌에서 태어난 덕분에(?) 저는 대부분의 음식을 크게 가리지 않지만, 유독 ‘와사비’라는 음식은 불호하는 것 같아요. 아무것도 모르던 초등학생 때 간장에 와사비를 잔뜩 섞었고, 그 매콤했던 첫 기억에 갇혀 이후로는 와사비에 손도 대고 있지 않죠 😂 만약 와사비에 대한 첫인상이 좋았더라면 지금은 어쩌면 떡볶이만큼이나 좋아하는 음식이 되었을까요? 그래서 오늘은 첫인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형은 3초면 다 알 수 있다..?!

저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인간관계’라는 것에 많은 관심과 신경을 쏟는 편인데, 군대를 가기 전까지만 해도 모든 사람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다는 (한다는) 생각에 더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러다 너무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관계 유지에 스스로 지쳐버리는 경우가 많았고, 조금씩 관계를 정리하면서 자기보호처럼 소중한 사람들만 남기게 되었답니다.

문제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 생겼는데, 이전처럼 스스로 힘들어지는 상황을 피하려 ‘3초의 법칙’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사람의 첫인상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확률적으로 보았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모습이 그 사람의 평소 모습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이죠.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누고 약속을 잡지 않는 이상, 이 첫인상에 대한 평가는 끝까지 변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여러분들도 첫인상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으신가요?!

그럼에도 아직 한발 남았다!

뭐 사람마다 모두 다르겠지만, 사실 첫인상을 바꾸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은 없는 것 같아요. 그 사람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기분 나쁘지 않게 증명해야 하는 고된 일이니 말이죠. 그럼에도 ‘착각’과 ‘오해’라는 변수는 항상 남아있기에, 곁에 두고 싶은 인연이라면 끝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

느끼한 맛에 매콤한 반전을 더해요 Edited by 두둔

여러분은 소고기를 드실 때 어떤 소스와 함께 드시나요? 쌈장, 기름장 등등 함께 먹으면 맛있는 것들이 많지만 먹다 보면 느끼해지는 순간이 오기 마련이죠. 그럴 때 혹시 와사비를 듬뿍 찍어서 드셔보셨나요? 코 안쪽이 알싸해지면서 뻥 뚫리는 시원함과 함께 느끼함이 싹 내려가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이렇게 와사비와 함께라면 한 점 먹을 거 서너 점 더 먹게 되는 효율을 뽑아내실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갑자기 왜 하냐고요? 갑자기 하루하루가 느끼한 고기를 먹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에요.

행복하긴한데..

출처 : 유튜브 디글 클래식

"행복한데.. 행복하긴 한데.. 들어가기 싫다. 집이 힘들다."

14년에 나온 작품이지만 아직도 회자되는 드라마 미생의 대사입니다.

우유부단한 태도로 상사에게 까이는 생활이 힘들어 대학원을 알아보기도 하지만 생활비가 마음에 걸리는 박대리. 이런 마음은 모르고 상의도 없이 아이 학원을 등록하는 와이프 사이에서 지쳐있는 박대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 길바닥에 주저앉아 읊조리는 저 대사는 ‘무게감’이라는 것을 확 와닿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후 박대리는 장그래의 응원에 힘입어 평소에 취하지 않던 강한 태도로 거래처와 문제를 대하며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이는 날개가 펼쳐지는 연출을 통해 앞선 장면과 대비되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출처 : 유튜브 디글 클래식

행복하긴 한데 힘든 건 느끼하기 때문 아닐까요?

소고기를 먹을 땐 맛있어서 행복하지만 점점 느끼해지면 그 맛있는 것도 먹기 힘들어지는 것처럼 하루하루 버거워지는 것도 느끼한 것만 계속 먹고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을지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느끼함을 해소하기 위한 와사비를 조금 맛보는 것은 어떨까요?

박대리에게 장그래의 응원이 있었고 평소와 다른 태도를 취하는 데 도움이 된 것처럼 말이죠.

저는 최근에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다녀왔습니다. 대외활동의 명분으로 다녀온 것이긴 했지만 일을 마치고 남은 공연들을 아쉬움 없이 즐겼죠. 인턴 활동이 끝나고 여러모로 소진된 느낌이 들었을 때 시작한 대외활동이라 힘들 것 같았지만 뭔가 소고기에 와사비처럼 새로운 자극을 얻은 경험이 되었어요.

여러분의 느끼함을 해소시켜줄 와사비는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