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에 쪼리 슬리퍼를 신는다면? Edited by 두둔

 더운 여름이면 맨발에 쪼리 슬리퍼를 착용한 사람이 자주 보여요.

 저는 발에 땀이 많이 나는 체질이라 맨발에 슬리퍼를 신지 못합니다. 발이 미끄러지거든요. 그래서 시원하게 발을 내놓고 편하게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가끔 부럽더라고요.

 양말을 신고 쪼리 슬리퍼를 신어보면 어떨까? 발가락 양말을 신으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았더랬죠.

 어라.. 생각과는 다르게 웃음이 지어지는 패션이 된 것 같아요.

 근데 슬리퍼에 양말을 신는 게 왜 이상해 보일까요?

 연관 이미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슬리퍼에 양말을 신는 것 자체가 이상해 보여서 포기했습니다.

헛짓거리와 예술적 시도의 차이는 사람에게 있을까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마르셀 뒤샹의 유명한 작품 ‘샘'입니다.

 변기에다 낙서하고 작품이라고 내놓은 것을 처음 봤을 땐 어이가 없었어요. 수명 다한 형광등에 제 이름 적어두고 ‘빛의 소멸’ 이런 식으로 이름 붙인 거랑 뭐가 다르냐는 생각이었죠.

 하지만 이제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 작품은 마르셀 뒤샹의 것이기 때문에 인정받을 수 있고, 제 작품은 제 것이기 때문에 인정받을 수 없다는 것을요.

 예술에 깊은 조예가 있는 건 아니지만 한 작품의 가치가 매겨지는 것은 작품의 의도, 역사적 배경,  작가의 배경 등등 여러 요인이 작용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이런 공식을 패션에도 적용시킬 수 있어 보입니다.

美라는 건 몇몇에 의해 정해지는 걸지도 몰라

 발가락 양말에 쪼리 슬리퍼를 지금의 제가 신고 다닌다면 경멸의 눈초리를 받기 십상이겠죠?

 하지만 패션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디자이너들이나 셀럽들이 먼저 시도해 준다면 어떨까요?

 지드래곤이 시도하는 패션들은 남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것처럼 셀럽이 나서서 발가락 양말에 쪼리 슬리퍼를 신는 것을 힙하고 멋있는 것으로 생각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예술과 마찬가지로 그들이 하지 않았다면 ‘이상하다'라고 치부될 것들이 있을 테니까요!

(제가 셀럽이 되는 방법도..ㅎㅎ)

 아무튼 저는 발가락 양말에 쪼리를 신는 유행이 생기는 날까지 어떤 슬리퍼를 살지 알아보고 있겠습니다!

발가락 양말이라고 놀리지 말아요, 수줍어서 말도 못하고 Edited by 할미

 발가락 양말, 생각만해도 괜스레 웃음이 지어지는 물건의 대표주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발가락 양말은 발에 땀이 많이 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양말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발가락 사이사이에 습기가 차서 발생하는 무좀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신는 것이죠. 무좀환자들을 위해 개발된 기능성 양말이지만 아무래도 생김새가 일반 양말과는 많이 다르다 보니 우스꽝스럽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발가락 땀을 고려한 양말이 이 세상에 나왔다는 건 그만큼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아닐까요?

 사실 생각해보면 발바닥은 다른 부위에 비해 땀이 많이 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마나, 인중의 경우에는 얼굴에서도 가장 잘 보이는 곳이기 때문에 조금만 땀이 흘러도 티가 많이 나죠. 하지만 발바닥에서 나는 땀은(설령 많이 난다고 할 지라도) 표시가 잘 안 나기 때문에 땀이 많이 나지 않는 부위라고 생각하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뛴다는 건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같은 일을 해도 더 잘 드러나게끔 포장해야 하는 때가 생깁니다. 회사에서 자신이 진행한 프로젝트의 성과 발표를 할 때나,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나, 생색을 내야 하는 상황이 닥쳤을 때는 내가 실제로 한 일보다 더 과장 시키고 예쁘게 꾸며서 잘 보여줄 궁리를 하죠. 이런 맥락에서 바라보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뛴다는 것은 그저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여주기 위한, 액션에 치중된 태도 대신에 진솔하고 내실 있게 뒤에서 일하겠다는 뜻이 아니였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도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고, 발가락 양말을 신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 난 발가락 양말 필요없다멍!

여기서 잠깐! 토막상식!

 온 몸이 복실복실한 털로 뒤덮혀있는 강아지들은 과연 체온 조절을 어떻게 할까요? 우선 강아지들도 땀을 흘릴까요? 정답은 YES 입니다. 그러나 사람처럼 온 몸의 피부 땀샘을 통해 땀을 흘리는 건 아니랍니다. 더운 여름날 강아지들과 함께 산책을 하다보면 마른 땅이나 건조한 보도블럭 위에 강아지 발자국이 총총총 찍히는 보신 분들이 있으실거예요. 바로 강아지 발바닥에 있는 샘 분비 땀샘 때문이죠. 강아지들은 더위를 느낄 때면 이 발바닥을 통해서 땀을 배출하고, 높아진 체온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는 강아지들은 그만큼 더 건강하고 행복하다는 증거랍니다!

발가락 양말과 편견 Edited by 김도화지

양말? 젖습니다~ 발가락? 젖습니다~ 😫 Edited by 도란

 얼마 전 운동을 시작하고부터 빨래해야 하는 양말의 수가 산더미처럼 늘어났습니다. 특히 요즘 같은 무더운 여름이면 양말에 하루 종일 땀이 차있는데, 그럴 때면 발이 너무 불쌍해 차라리 맨발에 슬리퍼라도 신고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합니다.

 그래도 저 같은 사람들을 위해 통풍이 잘 되는 '발가락 양말'이 존재한다고 하는데, 문득 이 발가락 양말을 처음 만드신분의 계기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던 발가락 하나하나를 생각하고 신경 써주는 사람이 있다? 아니 이거 너무 배려심이 넘치지 않나요?! 🤗

그들의 서러움을 누가 알아줄까요 😂

 발가락들이 모두 '발'이라는 하나의 단체에 묶여 묻히는 경향이 있는 것처럼, 커다란 무언가에 소속되고 가려져 정작 필요한 관심과 배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우리 주변에도 많은 것 같아요. 무겁게 생각해보자면 최근 코로나 19 발생 이후 고독한 싸움을 해왔던 '의료진'이 있었을테고, 그것보다 조금 가볍게 생각해보자면 첫째와 막내 사이에 끼여 관심을 적게 받을 수 밖에 없었던 전국의 '둘째'들이 있겠네요.

 그럼에도 어쩌면 ‘발가락 양말’과 같이 그들만을 위한 특별한 무언가가 없이도, 그들의 노고를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누군가를 공감한다는 건 배려를 하기 위한 첫번째 단계를 통과한 것이고, 서러움과 힘듬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이니까요!

우리는 그걸 ‘배려’라 부르기로 했어요

 다만, 우리는 착각에 빠져 '나만의 편리함을 위한 배려'를 하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인류애가 넘치던 20살 초반 나만의 생각과 기준으로 상대를 배려했다 생각했는데, 오히려 상대방과 불편해진 경우가 몇 번 있었거든요.어찌 되었든 간 배려라는 건 하는 사람이 아닌,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요?! 그게 위로와 도움을 주려는, 그리고 받고 싶은 사람들의 순수한 의도니까요. 오늘도 ‘발가락 양말’ 하나로 세상을 조금씩 다르게 보는 하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