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댕~ 전국! 김밥 자랑 🍙 Edited by 도란

 가끔은 우리나라가 전국 8도로 구성되어 있다는 게 참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같은 주제를 다루더라도 각 지역별로 특징을 반영해 차이나는 것들이 있고, 그것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니 말이죠. 이 비좁은 땅덩어리에서도 무려 8가지가 넘는 버전이 존재할 수 있다니!

음악 시간에 종종 배웠던 아리랑부터 가끔은 알아듣기도 어려운 구수한 사투리, 그리고 지역별 특산물이라 여겨지는 음식들까지. 아, 그러고 보니 특별한 날이면 늘 함께했던 김밥도 그 지역과 집집마다 미묘하게 차이를 보인다고 합니다!

 음 근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지역마다 김밥에 들어가는 재료가 재각각이라면, 우리는 그 음식들을 모두 ‘김밥’이라고 통칭해서 부르는 게 맞을까요..?! 물론 ‘김’과 ‘밥’은 공통적으로 들어가겠지만 다른 재료들에는 분명힌 차이가 있을거고, 그렇게 김과 밥에 가려진 재료들은 조명 받지 못해 서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

안녕하세요! 리더의 ‘김’, 메인 보컬의 ‘밥’입니다 😎

 사실 이런 생각은 공연에서 밴드 세션들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기도 합니다. 분명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고 빠져서는 안 될 존재들이지만, 그에 비해 알아봐 주는 사람들은 적고 가수들의 이름에 아쉽게 묻히는 경우가 많았으니 말이죠.

 얼마 전 재즈 페스티벌에 출연하신 ‘백예린’님의 무대 영상을 보다 엔딩 장면에서 깜짝 놀랐던 경험이 있습니다. 보통 아티스트들은 모든 노래가 끝나면 남은 연주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다른 세션들과 같이 퇴장을 하게 되는데, ‘백예린’님은 자신의 파트가 끝나자 빠르게 인사를 하고 뒤의 다른 세션들이 돋보일 수 있게 퇴장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그 짧은 후렴구 영상 속에서도 다른 세션분들이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는 없겠지만 😣

 물론 몇몇 부분이 돋보이는 것은 당연히 정상적인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시각, 청각에서 가장 돋보이는 걸 따라가길 좋아하니 말이죠. 그리고 모두가 주인공이 된다면, 누구에게 주목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당연히 우리의 몫으로 돌아오게 되고요.

 그럼에도 우리가 고정된 단어, 생각으로 인하여 충분히 주목받을 수 있는 것들에 무심히 지나친 경험은 없는지 다시금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덴코 구독자분들에게 김밥 속 숨겨진 재료와 같은 존재로는 무엇이 있으신가요?

 Gimbap이라고 생각하신 분들은 주목해 주세요. 외국인들은 김밥을 sushi(스시)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네 우리가 알고 있는 회가 얹어진 밥과 김으로 말아서 만든 김밥을 똑같이 스시라고 부르더라구요

 밥에 생선을 얹은 것과 김 위에 밥을 깔고 여러 재료를 얹어 돌돌 만 것을 어떻게 똑같이 취급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에선 초밥, 김밥으로 확실히 구분을 짓는데 말이죠..

 여기서 우리나라는 역시 밥의 민족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되었어요

 우리나라는 수확 전에는 벼, 수확 후에는 쌀, 조리를 마친 것을 밥이라 부르죠. 하지만 쌀을 잘 먹지 않는 외국에서는 rice 이 한 단어로 통일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만큼 밥에 진심이기 때문에 밥 위에 뭘 얹었는가, 밥을 어떻게 가지고 놀았(?)는가 에 따라 부르는 이름도 다양한 것이겠죠?

너의 이름은?

 이렇듯 무언가에 관심을 쏟으면 그 대상을 부르는 이름도 세분화되는 것 같아요.

 저는 일렉기타 연주를 취미로 하고 있어요. 친구들이 이건 무슨 기타냐고 물어볼 때마다 대답할 게 많아서 쉬운 표현을 고민하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건 어느 브랜드에서 만든 어떤 라인업의 이런 장비들을 사용해서 몇 년도에 제작된 일렉기타야!’라고 말하고 싶지만 보통은 못 알아들을 테니 그냥 ‘일렉기타야!’라고 대답을 하곤 한답니다.

 또 일렉기타라고 해도 몸통의 모양에 따라, 줄 갯수에 따라, 연주하는 장르에 따라 부르는 게 또 달라지는데 너무 복잡하니 여기까지 하도록 하죠.

 사람이라고 크게 다를까요? 저는 덴마크 코끼리에선 ‘두둔’이지만 집에 가면 ‘아들’이고 ‘동생’이며 회사에선 ‘00님’, 학교에선 ‘고인물 선배님’, 전화영어 할 때는 ‘Joon’이라고 불리고 있어요. 어떻게 불리냐에 따라 스스로의 행동이 달라지기도 하니 김밥이나 기타나 저나 매한가지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몇 가지의 이름으로 불리나요? 그리고 스스로를 몇가지의 이름으로 부르고 계시나요?

관심이 깊을수록 이름이 다양해진다면, 스스로에게 얼마나 관심이 있으냐에 따라 다양하게 부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저는 오늘따라 좀 귀여운 것 같으니 귀요미 두둔으로 부르는…)

 이달의 소녀가 2018년 8월, 뜨거운 여름날 발매했던 앨범 ‘[+ +]’에는 Hi High라는 제목의 수록곡이 있어요. 지구를 지켜요 프로그램을 통해 이달소의 멤버인 츄에 입덕했던 저는, 모든 수록곡을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놓고 온종일 흥얼거렸죠. 그렇게 저만의 이달소 플리를 무한반복 하던 중 순간 멈칫하게 됐는데요. 노래 가사의 한 소절을 듣고 제 귀를 의심했어요. 원래 저는 좋아하는 음악이 있으면 가사보다도 그 신나는 멜로디에 심취해서 몸을 맡기고 무아지경에 빠지는 타입이거든요. 근데 노래 마지막에 갑자기 김밥처럼 넌 만두처럼 달콤해~ 라는 가사가 귀에 틀어박힌 거예요!